통영이 예술의 도시가 된 데는 통영이 낳은 예술가들 뿐 아니라,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통영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경상남도 통영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유어예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조용한 시골길. 그 길 한편에 장작가마로 소성한 백자를 소개하는 천광요가 있다. 솜씨 좋은 장인이 구운 도자기들을 감상하고, 모녀가 내려주는 차 한 잔의 여유도 누릴 수 있는 곳이다.유어예는 천광요의 작품을 가깝고 편하게 만날수 있는 장소를 구상하며 시작되었다. 가족은 하나의 그릇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알기에 천광요의 그릇에 담는 마음도 최선을 다한다. 단 시간에 흉내낼수 없는 단아한 기품이 있는 공간이다 보니 어느새 차를 좋아하고 예쁜 카페를 찾는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유어예는 안과밖 모두 천광요로 이뤄진 공간이다.
통영 호스트 – 잊음
한옥스테이 잊음은 박경리 작가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배경이 된 하동집이다. 거실의 한면을 차지하는 책장에 박경리 소설과 통영을 배경으로 한 책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이 한옥집에서 가장 눈길을 끈건 나전칠기 가구들이다.3년 전 마을에 무더기로 버려진 짐을 발견한 호스트는 통영의 공예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낡았다는 이유로 의미 있던 물건이 버려지는 것이 마음이 아팠던 호스트는 동네 이삿날마다 공예품을 주워왔다. 영원히 사라질 뻔한 나전칠기들은 한옥에 기품있게 어우러져 통영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통영호스트 – 두번째
호스트 부부가 은퇴하고 지내려고 오랜 시간을 들여 지은 전원주택. 작은 물건들에서조차 호스트의 애정이 묻어났다. 바다를 향해 있는 집은 하루 중 일몰 시간이 가장 아름답고, 정원에 심은 봄꽃이 많아 봄이 가장 화려하다고 한다. 그러나 주말에 가끔 이용하다보니 관리가 안되었다. 고민하던 차에 먼저 에어비앤비를 하고 있던 친구 소개로 시작하게 되었다. 실제로 호스트가 주말 별장으로 이용하다보니 실 생활에 필요한 소품들이 잘 구비되어 있다.보통 오후에 오시는 손님들이 많아 오전에 집에 머물다 게스트를 맞이하고 있다.지역 공무원으로서 통영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돌아가길 바란다.
카페 수다
통영 에어비앤비가 옛 예술가들의 사랑방이었다면, 요즘 통영 예술가들은 카페 수다에 모인다. 커피가 맛있기로 유명하고 통영의 문화공간으로도 자리한 카페 수다. 사장님은 서울에서 무대예술과 연극을 하다 고향인 통영에 내려와 카페를 열었다. 고소한 원두 향, 그리고 책과 음악이 공기를 가득 채운다. 통영의 문화예술적 자산은 모두 과거의 것이기에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넘어서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는 사장님. 계속해서 지역 사람들과 함께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보려 한다. 그는 이미 통영의 젊은 카페들과 통영 인디 페스티벌도 진행했고, 뮤지션들을 초대해 공연도 열고 있다. 앞으로도 카페 수다가 통영 사람들의 문화적 아지트이길 꿈꾼다.
니지텐
제주에서 4년간 튀김집을 하며 지쳤다. 방황 했던 시간들을 보내고 다시 무지개를 띄우고 싶은 마음에 니지텐이라는 이름으로 덮밥집을 오픈 하게 되었다. 서울은 뭐든 다 있고 잘하는 사람도 많지만 아직 지방에서는 바로 튀겨서 올려주는 덮밥이 낯설고 신기한것 같다고 덤덤하고 별스럽지 않게 이야기하지만 이곳의 덮밥은 영업시간이 끝나기전에 재료가 떨어져 이른 마감을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원재료의 맛과 식감이 살아있는 튀김과 소스가 적셔진 밥의 조화는 젓가락질을 멈출수 없게 한다.
봄날의책방
통영을 대표하는 화가 전혁림 미술관 옆에는 통영 여행의 필수 코스, 봄날의 책방이 있다. 동네 책방이 어느덧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된 것이다. 8년 전, 아내의 건강을 위해 휴양할 곳을 찾던 부부는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져있고 문화적 자산이 풍부한 통영에 왔다. 그러다 에디터인 아내가 출판사를 차렸고, 건축가인 남편이 책방을 지었다. 부부는 출판사를 운영하며 통영에 관한 책을 내고, 책방에서 통영의 작가와 문화예술 콘텐츠들을 소개하고 있다. 4평 남짓한 책방이 통영의 문화 창고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훈이시락국
시락국은 시래기국을 부르는 경상도 사투리다. 식당에 들어서면 눈앞에 펼쳐진 뷔페식 반찬에 한번, 가격에 한번 놀라게 된다. 저렴하게 한끼 든든히 배 채울수 있다보니 통영 사람들이 즐겨 찾는 식당이다. 어느 지역에나 있는 시래기국인데 통영의 시락국은 달랐다. 통영 사람들에게는 익숙하고 친숙한 맛이라고 생각하니 같은 나라안에서도 이렇게 다른맛들이 존재한다는것이 새삼 즐겁다. 이 가격에 계산하며 나가는 손에 요구르트까지 건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