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한 발짝 더 다가가보면 우리가 알던 것과 다른 숨겨진 멋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자연의 넓은 품 안에서, 그 아름다움을 예술로 승화시킬 줄 아는 담양 사람들. 그들의 삶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푸른옷소매미술관
인적 없는 시골길을 가득 채운 새소리, 반듯하고 싱그러운 초록의 논과 파란 하늘은 작은 탄성을 자아낸다. 자연스럽고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 그림과 정원을 주제로 한 미술관 내부에 들어서면 진득하게 시간을 들여야 보이는 그림이 가득하다.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전체가 하나의 그림 같기도 하다. 고요함이 매력적인 미술관이다.
담빛 예술 창고
오랫동안 방치된 양곡 보관 창고를 개조하여 만든 곳이다. 대나무 어린잎을 이용한 구수한 댓잎차를 마실수 있고 높은 층고 덕분에 시원 시원한 창문 너머로는 대나무가 보인다. 대나무로 만든 파이프오르간 역시 이 공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뒷문을 열고 나서면 관방제림 조각공원과 산책길이 바로 이어진다. 관방제림은 2~300년 수령의 나무가 만드는 천연 그늘이 길게 이어져 여름 피서지로 인기다. 자전거를 타고 제방길을 달려도 좋고, 산책 길 중간의 평상과 의자에 앉아 찬찬히 시간을 보내도 좋다.
삼다리 대숲
담양을 대표하는 죽녹원에 비해 최근에 개발된 대나무 숲길은 지금도 조금씩 정비중이라, 더 자연스럽고 친근한 아름다움을 마주할 수 있다. 덜 알려지기도 하여 마른 대나무 잎을 밟는 바스락 소리, 바람에 나무가 천천히 느리게 흔들리는 소리를 방해없이 즐길 수 있다. 숲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빼곡히 들어찬 나무로 빛이 가려지는데 높게 뻗은 나무 사이로 간간히 한줄기 빛이 내려 앉는 모습이 아름답다.
한창균 대나무 공예가
공간은 주인을 닮는다고 한다. 한창균 공예가의 성품과 성향이 미뤄 짐작되는 단정하고 차분한 공간이다. 다양한 대나무 수집품과 작품들을 모셔두지만 않고 생활의 구석구석에서 두루 사용하고 있다. 공예가는 목 공예를 시작으로 짚풀 공예를 거쳐 대나무 공예 세계를 만났다. 대나무와 친해지고 가까워질수록, 깨달음이 깊어질수록 대나무는 그를 더 낮추고 비우게 했다. 개인 작업을 통해 터득한 수련의 기쁨도 크지만 죽예회 모임과 수업을 통해 나누는 즐거움을 깨닫는 중이다.
해바라기와 벽화가 뒤섞인 담장 너머는 죽녹원이다. 대문을 열면 그림 액자가 줄 지어 서있고, 마당의 들꽃과 들풀 사이로도 그림액자가 보인다. 대문 옆 작은 문에도 화려한 그림이 그려져있다. 호스트 미강님을 닮아 화려하고 대담하며 재치있고 사랑스러운 욕실까지 집 안의 구석구석이 재미있다. 어린이집과 학원을 운영했던 미강님은 10년을 비워 둔 한옥집을 운 좋게 만나, 툇마루에서 바라본 죽녹원의 풍경과 밤하늘의 별에 반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삶의 전환점을 맞이한 호스트에게 이제 에어비앤비는 놀이터다. 미강님은 베풀고 살겠다는 마음으로 에어비앤비를 시작하였다. 게스트들이 머무는 동안 빗소리를 들으며 텐트 안에서 긴 낮잠을 자기도 하고, 툇마루에 걸터 앉아 책을 읽으면서 호스트처럼 살아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