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에 위치한 옛 서울북부지방검찰청 건물이 리모델링을 거쳐 서울여성공예센터로 재탄생했다. 이곳에 캘리그래피와 수제 도장 만들기 트립 호스트 정주님의 작은 아틀리에가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빨간색 한문으로 쓰여진 ‘복’ 글자가 적힌 액자가 눈에 띈다. 성주님의 첫번째 중국인 게스트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한국을 세번째 방문한 중국인 게스트는 한글 캘리그래피를 해보고 싶어 ‘당신은 아름답다. 넘어진 당신도 아름답다. 일어서려는 당신은 더 사랑스럽다’라는 한글 문구도 준비해왔다.
캘리그래피에는 자기 성찰을 돕고 치유의 효과가 있다고 믿는 정주님. 이 트립은 글씨를 예쁘게 잘 쓰는 것보다는 어떤 이유로 캘리그래피 문구를 선택했는지 이야기하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달력이나 부채 등 글 쓸 재료를 결정하고, 글쓰기 연습을 한 후, 자신만의 개성을 담아 마음 가는대로 캘리그래피를 한다. 의미를 담은 글귀를 쓰다 보면 게스트와 호스트는 자연스레 속마음과 인생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격려와 응원을 하게 된다.
전 한 때 은행원이었고 경력단절 여성이었어요. 서예가는 아니지만 전공과 상관없이 지금은 제2의 인생을 캘리그래피와 함께 하고 있어요. 이런 제 스토리가 궁금한 게스트와 대화를 하며 여행 추억을 함께 만들고 싶어서 트립 호스트를 시작했어요.
김정주, 에어비앤비 트립 호스트
정주님은 1998년, IMF 외환 위기 직후에 다니던 은행에서 명예퇴직하고, 육아를 하는 8년 동안 경력단절여성으로 살았다. 재취업은 녹록치 않았지만 여성인력개발센터의 교육과정을 통해 손글씨 강사로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하고, 여성창업공모전 수상을 계기로 3년 전 창업을 했다. 거창한 성공을 이루었다기보다는 주저앉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던 그녀의 인생. 가끔씩 경력단절여성이나 워킹맘들이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이곳을 찾으면 아무래도 비슷한 경험을 했던 정주님의 마음이 더 간다. 새로운 도전을 고민하는 게스트를 만나면 정주님이 트립 호스팅이라는 도전을 선택한 것처럼 망설이지 말고 해보라고 적극 권유한다. “젊다면 실패를 회복할 시간이 충분하니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는 거죠. 나이가 좀 들었다면 망설이지 말고 정말 좋아하는 일을 지금 당장 시작해야죠.”
한국을 여러 번 여행한 외국인 게스트들은 눈으로 하는 관광보다는 직접 경험을 하며 추억을 만들고 싶어 트립을 신청한다. “저는 게스트들이 서울 여행의 마침표를 캘리그래피로 하길 바라요. 여행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자신이 직접 쓴 글귀를 펼쳐 어딘가에 놓아둔다면 그 여행은 그 일상의 공간에서 이어지는 거죠. 트립 호스트를 하면서 여행이 주는 의미를 게스트를 통해 새롭게 배워가고 있는 정주님은 한글로 자신의 이름이나 글귀를 쓰는 게스트들을 볼 때 한글 캘리그래퍼로서 기쁨이 크다고 덧붙인다.
“캘리그래피로 전하는 감동, 눈으로 보는 여행보다 게스트들의 마음을 담는 여행 경험을 만들고 싶어요.” 정주님이 게스트들과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은 트립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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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트립은 열정, 관심 등을 토대로 특별한 경험 여행을 공유하는 서비스다. 나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전 세계 여행객들과 공유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에어비앤비 트립 호스트를 신청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