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의 단기 임대(STR) 규제 도입 1년 후 – 주택 상황 개선 없이 여행 비용만 증가해…

관련 법 통과 후 1년이 지난 지금, 전례 없이 엄격한 뉴욕시의 단기 임대 규정은 주택난을 극복하겠다는 당초 취지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이러한 엄격한 조치로 인해 여행객은 사상 최고 수준의 호텔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뉴욕 주민들은 역대 최고 수준의 임대료를 부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기 임대 규제와 관련해 독보적으로 엄격한 조례 18호(Local Law 18; 이하 LL18)가 초래한 결과를 새로운 데이터를 통해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뉴욕 여행 비용의 증가

해당 규정 시행 후 지난 1년 동안 여러 가지 우려했던 사항들이 현실화되었다. 그중 하나는 호텔 가격 상승으로, 뉴욕 여행을 꿈꾸던 많은 여행객들이 방문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코스타(Costar)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7월까지 12개월1 동안 미국 전역의 호텔 평균 가격은 단 2.1% 상승한 반면, 뉴욕에서는 7.4%나 증가했다.

법률 도입 당시의 약속과 달리 임대료는 오르고 공실률은 정체 상태 유지

입법자들은 입법 당시 LL18 시행으로 주택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지난 1년간의 방대한 자료는 이와 같은 약속이 실현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빌 드 블라지오 시장 당시 뉴욕시에서 주택 담당 부시장으로 일했던 알리시아 글렌은 단기 임대가 주택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데이터를 본 적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1년이 지난 지금, 통계 수치가 보여주는 상황은 어떨까.

뉴욕시 임대료 지속 상승: 규제 당국은 뉴욕시에서 에어비앤비를 금지하면 주택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스트리트이지(StreetEasy)에 따르면 관련 법 시행 후 11개월 동안 임대료는 3.4% 상승했다. 이는 임대료 상승에 다른 요인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지난 한 해 동안 맨해튼의 임대료 중간값은 처음으로 5,000달러에 도달했다.

공실률은 그대로 유지: 아파트 리스트(Apartment List)에 따르면, 뉴욕시의 아파트 공실률은 법 시행 이후 사실상 변동 없이 3.4%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주요 도시들과는 다른 양상: 미국 전역에서 임대료가 안정세를 보이는 반면, 뉴욕시의 임대료 인상률은 법 시행 이후 보스턴, 시카고, 워싱턴 D.C.와 같은 인근 도시들을 계속해서 앞서고 있다. 한편, 뉴욕시의 공실률은 시카고, 보스턴, 워싱턴 D.C.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뉴욕시의 단기 임대 규제는 외곽 지역에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여행 비용을 상승시키는 반면, 주택난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역효과를 초래했다. 이 규제는 주거비를 안정시키기보다는 일반 소비자가 감당할 수 없는 가격 상승을 낳았고, 그로 인해 전직 호스트들은 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테오 예딘스키, 에어비앤비 공공정책 부문 부사장

외곽 지역에는 숙박 옵션이 거의 사라진 상태

현재 뉴욕의 호텔 대부분이 맨해튼 미드타운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LL18의 시행은 외곽 지역의 숙박 시설을 크게 줄였다. 이로 인해 여행객들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서 머물 수 있는 숙소와 소비할 장소가 제한되었다.

뉴욕시의 많은 지역에서 에어비앤비는 호텔이 없는 경우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LL18 시행 이전, 에어비앤비 숙소는 호텔보다 더 넓은 지역에 분포해 있었고, 전체 에어비앤비 숙소의 절반 미만이 맨해튼에 있었다. 브루클린과 퀸스에는 각각 37%와 13%의 에어비앤비 숙소가 있었다.

2023년 뉴욕에 머물렀던 에어비앤비 이용객은 하루 평균 약 260달러를 지출2했으며, 소비의 3분의 1 이상이 숙소 근처에서 이루어졌다. 단기 임대 숙소가 부족해지면서 외곽 지역에는 불균형적인 피해가 생겨, 맨해튼 외부에서의 숙박과 소비가 줄어들었다.

브루클린 상공회의소 같은 단체들은 이 법의 불균형적인 영향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뉴욕시의 생활비가 계속 오르는 가운데 수입이 줄어들면서, 필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홈셰어링에 의존하는 사람들과 관광 수익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이 법의 시행은 브루클린의 관광과 지역 경제에 상당한 피해를 줬고, 정부가 기대했던 임대 주택 증가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시의회가 이 법을 신중하게 재검토해 외곽 지역 주택 소유주와 지역 경제 발전을 지원해 주기를 바란다.”

 브루클린 상공회의소 회장 겸 CEO 랜디 피어스, 브루클린 페이퍼 기고에서 발췌

도미니카 상공회의소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LL18은 중산층 주민과 지역 소상공인의 희생을 바탕으로 대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 임대료가 급등하고 많은 가구가 단기 임대에 의존해 부수입을 올리는 상황에서, 이 법은 개인 호스트에게 재정적 부담을 주고 관광업에 종사하는 지역 기업의 수익을 감소시켰다.”

 마누엘 르브론, 도미니카 아메리칸 상공회의소 CEO 겸 설립자

향후 대안: LL18 재검토

법안 발의자인 벤 칼로스 전 시의원은 공간 하나만 임대하는 단독 가구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이 발언은 현실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드러났다. LL18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보다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즉, 단기 임대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주택 가격 문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주택을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뉴욕시는 LL18을 재검토하고, 최소한 주택 소유주가 다시 게스트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검토해야 한다. 법의 일부를 개정함으로써 뉴욕시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숙소를 제공하고 입주자 호스트를 지원하며, 관광 수익에 의존하는 지역 비즈니스를 활성화할 수 있다. 보다 지속 가능하고 합리적이며 공평한 법을 시행할 때 주민, 여행객, 그리고 더 넓은 지역사회가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규정이 지역사회와 경제 성장을 억제하지 않고 지원하도록 할 수 있다.” 

테오 예딘스키, 에어비앤비 공공정책 부문 부사장

12023년 7월 1일부터 2024년 7월 31일까지의 12개월 기간
22023년 뉴욕시 에어비앤비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 내부 조사 결과이며, 평균 지출에는 숙소 비용 미포함